한국 정부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를 결정하자 일본 정부와 언론은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역사 갈등으로 시작된 한일관계 악화가 경제 갈등에 이어 안보 분야로 확대됐다는 우려도 나온다.

 

22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관계자는 한국 정부의 이번 파기 결정에 대해 “극히 유감이다”라고 말하며 불쾌감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총리관저에서 퇴근할 때 협정 파기에 대해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고 NHK는 전했다.

아베 총리는 굳은 표정이었다.

 

일본 언론들은 협정 파기 소식을 일제히 속보로 전하며 예상 밖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NHK는 이날 긴급 속보로 한국 정부 발표를 전하고, 정규 방송을 중단한 채 10분간 관련 뉴스를 내보냈다.

일본 방위성 관계자는 NHK에 “믿을 수 없다”며 “한국이 앞으로 어떻게 하려는 것이냐. 지금부터 정부 대응 방향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NHK는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과 대화를 모색하겠다고 강조했지만 협정을 파기했다”며 “일본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응방식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보도했다.

또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와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간소화 대상국가)’ 제외 조치를 내린 것 등으로 한국에선 이에 대항해 협정을 파기하자는 견해가 많았다”고 분석했다.

아사히신문도 온라인 뉴스로 속보를 내고 “북한에 대한 한일 간 협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했다.

 

청와대의 발표 전까지 일본 내에서는 협정 연장 가능성이 높이 점쳐졌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정례 기자회견에서 “한일 양국 관계가 매우 어려운 상황에 있지만 (한국과) 연계해야 할 과제는 연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방위상도 정례 기자회견에서 “협정은 광범위한 정보를 바탕으로 안보 정세분석, 사태 대처를 가능케 해 한일 양국에 유익하다. 양국 제휴에도 이바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의 협정 종료 결정에 따라 28일로 예정된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개정 정령(시행령)도 예정대로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안도 히사요시(安藤久佳) 경제산업성 사무차관은 이날 보도된 닛칸고교(日刊工業) 신문 인터뷰에서 ‘한국이 그룹A(화이트리스트)로 복귀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지금은 그룹A로 돌아갈 것 같은 ‘풍경’(風景)이 내겐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답했다.

최근 이어진 일본 관리들의 잇단 화이트리스트 배제 언급이 한국의 강경한 조치를 불렀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한국 정부가 이날 협정 종료를 결정하면서 일본이 이 협정을 맺은 나라 및 기구는 8곳에서 7곳으로 줄게 됐다.

일본 방위성에 따르면 일본이 군사 분야 정보보호협정을 맺고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곳은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프랑스, 호주, 영국, 인도, 이탈리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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